"한미박물관 이사회는 현실 직시하라"
Christopher HK Lee - Architect / Documentary Film Director
지난 6월6일 한미박물관 건립을 위한 2차 주민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1.5, 2세는 물론 다른 커뮤니티 관계자들도 참석해 의견을 냈다. 그러나 정작 한미박물관 측 관계자는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한인 사회를 위해 활동한다고 주장하는 한인 단체의 관계자들 역시 무슨 이유에서인지 참석하지 않았다. 그들도 아마 박물관이 오픈하게 되면 초청장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한미박물관은 이미 고인이 된 수잔 안 여사, 김영옥 대령, 새미 리 박사 등을 중심으로 1991년부터 추진된 한인 사회의 숙원 사업이다. 그런데 그 미래가 점차 희미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다만 그나마 여러 언론이 공청회 소식을 전하는 등 이 문제에 지속 적인 관심을 보여 다행이다.
한미박물관 건립 사업 추진이 시작된 지 33년이나 지났다. 그런데 앞으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다. 한미박물관 건립 사업이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이제 우리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여야 한다.
한미박물관 건립 추진이 시작되면서 많은 유물도 모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 모인 유물만 최소 6000점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현재 그 유물들을 누가, 어디에 보관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박물관이 완공되더라도 무엇을 보관하고 전시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지금 한미박물관 건립 추진 사무실은 잠겨 있고 이사들마저 유물 보관 장소의 존재를 모르는 상황이니 한심하다. 한미박물관은 한인 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널리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교육, 사회적 통합, 지역 발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치 있는 유물의 확보가 중요하다.
발언한 15세의 한 학생은 “한미박물관은 우리 모두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물관이 한인 사회의 역사를 기록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미박물관 관계자들은 한인 사회와 아무런 소통도 하지 않고 있어 의심과 화를 키우고 있다. 관계자들은 누구를 위한 박물관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한미박물관 이사진에게 어떤 기준으로 무엇을 전시할 것이며, 박물관을 통해 어떤 가치를 전하고자 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한인들의 이야기와 역사를 기록하며소통하는 박물관의 주인은 우리 모두이다.
공청회 과정에서 일부 소란이 있었다. 박물관 건립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구하자 일부 참석자가 “공산당들이 하는 짓이지 무슨 투표를 하느냐”며 소란을 피운 것이다. 그들은 어린 학생들도 있는 상황에서 고성은 물론 욕설까지 내뱉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 박물관 관계자들은 왜 초청하지 않았느냐는 등 억지 주장까지 했다. 반대 주장을 하려면 최소한 현실 파악 정도는 하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제때 치료하지 못한 충치는 뽑아야 한다. 그대로 방치하면 통증도 심하지만, 옆의 치아에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한 사람의 잘못된 생각으로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목소리를 모아 잘못된 행보를 고발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지나간 세월, 그리고 관계자들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평화스럽게 함께 이어 나가는 방향이 좋겠지만 그렇게 싫다는데 다른 방법이 없지 않나.
한미박물관 이사회에 당부하고 싶다. 제발 우리의 의견을 들어달라. 함께 하자고, 도와준다고 하는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기존 이사회는 오랜 불신으로 인해 박물관 건립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다. 진정 한미박물관 건립을 원한다면 한인 사회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On June 6, the second public hearing for the establishment of the Korean-American Museum was held. That day, members of the 1.5 and 2nd generations, as well as other community members, attended and expressed their opinions. However, not a single representative from the Korean-American Museum was present, despite my multiple attempts to contact them. Additionally, officials from Korean organizations that claim to support the Korean community were also absent for unknown reasons. They may be waiting for an invitation when the museum opens.
The Korean-American National Museum, a long-cherished project of the Korean community, has been in development since 1991, led by the late Susan Ahn, Colonel Kim Young-ok, and Dr. Sammy Lee. It is unfortunate that its future seems uncertain, but it is encouraging that several media outlets continue to show interest in this issue and report on the public hearing.
It has been 33 years since the Korean-American National Museum establishment project began. However, I do not know how much longer we will have to wait. In order for the Korean-American National Museum establishment project to bear fruit, our voices must now come together as one.
As the construction of the Korean-American National Museum began, many artifacts were collected. It is claimed that at least 6,000 artifacts have been collected so far. However, it is currently unknown who is storing the artifacts and where they are stored. Given this situation, it is worrisome what can be stored and exhibited even after the museum is completed. The office for the construction of the Korean-American Museum is currently locked, and even the directors are unaware of the existence of the storage space for the artifacts, which is disappointing. The Korean-American National Museum should play an important role in various aspects, such as preserving and widely publicizing the history and culture of the Korean community, as well as in education, social integration, and regional development. In order to do so, securing valuable artwork is important.
A 15-year-old student who spoke emphasized that “the Korean-American Museum belongs to all of us.” This is because the museum records the history of the Korean community. However, the officials of the Korean-American National Museum are not communicating with the Korean community at all, which is causing suspicion and anger. The officials should clearly state who the museum is for. I would like to ask the board members of the Korean-American Museum if they have ever thought about what they will exhibit according to what standards and what values they want to convey through the museum. We are all the owners of the museum that records and communicates the stories and history of Koreans.
There was some commotion during the public hearing. When we asked for opinions on the museum construction plan, some of the attendees made a fuss, saying, “This is what the Communists do; why are we voting?” They shouted and even swore at the young students present. They even made unreasonable claims, such as why the museum officials who worked hard all this time were not invited. If you are going to make an opposing argument, shouldn’t you at least have some understanding of the reality?
Cavities that are not treated in time need to be extracted. If left untreated, they will not only cause severe pain but also negatively affect the adjacent teeth. Similarly, we should not allow the situation to worsen because of one person’s misguided actions. Therefore, we have agreed to unite and denounce the wrongdoing. It would be preferable to move forward peacefully, taking into account the past years and those involved, but if that’s not possible, we will have no other choice.
I would like to ask the board of directors of the Korean-American National Museum. Please listen to our opinions. Can’t you hear the voices saying, “Let’s do it together; let’s help.” The existing board of directors will have difficulty carrying out the museum construction project properly due to long-standing distrust. If they truly want to build a Korean-American National museum, they must listen to the voices of the Korean community.
"한미박물관의 주인은 한인 사회"
Christopher HK Lee - Architect / Documentary Film Director
한미박물관(KAMA)의 신속한 건립을 바 라는 주민공청회가 지난달 21일 열렸다. 공청회에는 한인 1세는 물론 1.5세와 2세, 그리고 전문가들과 타 커뮤니티 관계자들 도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공청 회는 현 한미박물관 이사진과의 의사소통,, 운영의 투명성 등을 요구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었지만 한미박물관 측에선 관계자가 한 명도 참석하지 않는 무관심한 모습을 보여 실망스러웠다.
최근 한미박물관 이사회 측은 4번째 디 자인을 공개하며 1991년 시작된 ‘한미박물 관’ 프로젝트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IRS(국세청) 자료를 보면 현 한미 박물관은 당시 사용하던 식별 번호(EIN) 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런 주장은 역사를 보존하겠다는 한미박물 관이 오히려 역사를 삭제하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의 소중한 역사를 지우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한인 사회는 한미박물관의 재정 상황이 나 이사회의 운영 현황 등을 알 권리가 있 다.
한미박물관이 한인 사회의 역사와 문화 를 보존하는 것은 물론 후세 교육, 지역 발 전 등 다양한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4월4일 LA시가 LA 한인 타운 버몬트와 6가의 부지를 기증하면서 한미박물관 건립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그러나 10년이 넘도록 착공이 지연되고 있 다. 더구나 시의회, LA시 검찰 등과 조율 •해야 할 사안까지 생겼다고 한다. 참으로 믿기 어려운 현실이다. 그동안 조감도만 수 차례 바뀌면서 마치 풍선처럼 터질 것만 같은 상황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타운을 대표한다는 한인 단체 들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고 있다. 무 슨 이유에서인지 입을 꼭 다물고 방관만 하는 실정이다. 아마 이들도 박물관이 건 립되면 VIP 대접을 받으려 할 것이다. 이 런 이기적인 태도로 인해 한미박물관 건립 사업은 33년간이나 제자리걸음을 한 것이 라고 생각한다.
한미박물관은 1991년 시작하여 1995년 비영리단체로 정식 등록됐다. 박물관을 건 립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역할을 정확히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한인들은 산책하듯 박물관 소장품을 감상하며 사회 문화적 가 치를 받아들이고 재해석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 현재의 한미박물관 이사진은 전시물을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 고, 어떤 가치를 전달할 것인지 생각해본 적 이 있는지 묻고 싶다.
박물관은 지역 사회 의 참여를 통해 운영되고 소통하며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한인 이민 역사를 기 록하는 한미박물관의 주인은 한인 모두다. 한미박물관이 건립되려면 얼마나 더 기 다려야 할까? 현재로서는 그 시기를 알 수 없는 실정이다. 건립 시기를 앞당기려면 우 선 한인 사회가 한마음으로 통합되는 것이 필요하다. 한미 박물관 건립 프로젝트가 실 질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우리의 목소리 가 하나로 모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봉사하려면 사심을 버리고 봉사해야 한 다. 무엇을 얻으려고 봉사하려면 그만둬야 한다.” 생전에 ‘기부왕’으로 유명했으며 한 미박물관 이사회에도 참여했던 고 홍명기 회장이 한미박물관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 난 뒤 남기신 마지막 유언이다.
우리가 공청회를 연 목적은 단합에 있다. 서로 의견을 듣고 표현하며, 소통하면서 문 제의 해결책을 찾고 공유하자는 의도다. 이 를 위해서는 서로 마음을 열고 건설적인 의 견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달에 두 번째 공청회의 개최를 예정하고 있다. 이번 공청회에는 한미박물관 이사 등 관계자분 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간절히 부탁한다.
A public hearing took place on the 21st of last March, during which residents gathered to advocate for the swift construction of the Korean American National Museum (KANM). Not only did first-generation Korean Americans attend, but also 1.5- and second-generation Korean Americans, along with experts and individuals from other communities; all contributed diverse opinions. The primary aim of the public hearing was to request communication with the current board of directors of the Korean-American Museum and transparency in its operations. However, it was disheartening to witness the indifference of the museum, as not a single official attended.
Recently, the board of directors of the KANM unveiled the fourth design and asserted its disconnection from the original ‘Korean-American Museum’ project that commenced in 1991. Nevertheless, scrutiny of data from the Internal Revenue Service (IRS) revealed that the present KANM utilizes the same identification number (EIN) as it did at its inception. This stance by the Korean American National Museum appears not to preserve history but rather to erase it—a notion that is utterly unacceptable.
The Korean American community deserves access to information concerning the financial status of the KANM and the operational dynamics of its Board of Directors. This necessity arises from the museum’s multifaceted role, which includes preserving the history and culture of the Korean community, educating future generations, and contributing to regional development. A pivotal moment occurred on April 4, 2013, when the city of Los Angeles donated land at Vermont and 6th streets in LA’s Koreatown, marking a significant milestone in the museum’s construction.
However, construction delays exceeding 10 years persist. Additionally, challenges purportedly requiring coordination with the city council and LA city prosecutors exacerbate the situation, rendering it truly incredulous. Meanwhile, the overarching view has undergone multiple revisions, creating an impression akin to an impending burst balloon.
Regrettably, the voices of Korean organizations purporting to represent the community remain unheard. Individuals seem reticent, merely observing from the sidelines. Perhaps they anticipate receiving VIP treatment once the museum is erected. This self-serving attitude, I believe, has contributed to the 33-year standstill of the Korean-American Museum construction project.
Established in 1991 and officially registered as a non-profit organization in 1995, the KANM’s role delineation holds paramount significance. Koreans will engage with the museum collection akin to a reflective stroll, embracing and reinterpreting social and cultural values. It prompts introspection. Have the current board of directors of the KANM pondered the criteria guiding exhibit selection and the conveyed value? Museums should operate, communicate, and foster diverse experiences through community participation. The Korean-American Museum, chronicling Korean immigration history, belongs to all Koreans.
The duration of the KANM’s completion remains uncertain. To expedite the construction process, unity within the Korean community is imperative. I contend that collective voices must unite to propel the Korean-American museum construction project forward.
“If you want to serve, you must put aside your selfishness and serve. If you want to serve to gain something, you must quit.” This is the last will of the late Chairman Hong Myung-ki, who was famous as the ‘King of Donations’ during his lifetime and also participated on the Board of Directors of the KANM, after resigning from his position as Chairman of the Board of Directors of the KANM.
Our public hearing serves the purpose of fostering unity. It aims to facilitate the exchange of opinions, expressiveness, and communication to identify and address challenges collaboratively. To this end, an open-minded approach and the sharing of constructive opinions are indispensable. A second public hearing is slated for this month, and we earnestly solicit active participation from the directors of the Korean American National Museum and other stakeholders.
"시급한 한인역사 박물관"
최석호 - 전 가수하원의원 / 전 어바인 시장
지난해 가주 하원의원 4선에 도전해 낙선하면서 지난 6년 간 쓰던 지역구 사무실을 정리해야 했다. 그리 재미있는 일은 아니었다. 직원들의 도움으로 개인 소장품을 정리하다 보니 수십 상자가 넘게 나온다. 벽에 걸렸던 공적인 사진들이며, 각종 상장들이며 책장에 가득한 서적들을 어디로 옮겨 감당할 것인가? 무엇을 버려야 할 것인가, 고민도 많고 들여다 보는데 시간이 많이 들었다. 내게는 물건마다 역사가 있고 소중했기 때문에 취사선택 하기가 어려웠지만 집에 가져다 둘 장소도 고려해야 해서 나름대로 과감한 결심으로 버린 물건도 많다.
‘보물’로 선택된 물건들은 일단 집으로 모실 수밖에 없었다. 집 안으로 끌고 들어가면 ‘사모님’의 ‘호령’이 무서워 일단 거라지 안으로 틈새를 찾아 모셔야 했다. 그러나 이 거라지 안에 언제까지 보관을 왜 하는지의 질문이 생겼다. 내 나이가 나이인지라 내가 죽을 날도 멀지 않았는데 그때까지 그 상자의 보물들을 그냥 모셔두고 기다릴 것인가? 그럼 내 처와 자식들은 그것들을 ‘보물’로 인정해서 계속 잘 보관할 것인가? 그들이 보관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들에게는 ‘보물’ 아닌 쓰레기가 될 것이 너무나 뻔하다.
그렇다고, 지금 내가 그것들을 쓰레기통에 넣을 만한 용기는 전혀 없다. 내 판단으로는 한인 이민 1세로 주류사회 정치일선에서 일한 역사의 기록이 언젠가 훗날에 한인 이민역사의 자료로 가치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미 LA에는 이러한 이민역사 보관의 중요성을 깨닫고 한인 이민박물관 건립을 추진해 온 선각자들이 있는 것을 잘 안다. 그중에도 특히 이 사업과 관련해 오랫동안 일해 온 한 분에게 우선 연락을 했다. 지난 수년 동안 여러 차례 동포언론에 보도된 이 사업의 진척을 알아보고자 연락을 했지만 실망스런 대답을 듣게 됐다.
공교롭게도 내가 이 원고를 이미 작성해 두고 발표날을 기다리고 있는 사이에 똑같은 한미박물관 진행 상태에 대해 한탄하고 파헤친 신문보도가 며칠 간 나온 것을 봤다.
2019년에 나는 미겔 산티아고 의원과 함께 공동저자로 ‘AB 1742’를 통과시켜 이 프로젝트를 위해 400만달러의 정부 돈까지 제공했는데, 이 일이 전혀 추진이 안 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책임단체나 개인은 무엇 때문에 진척을 않고 있는지 모르겠다. 거기에 연방정부의 보조금도 받았다는 정보를 들은 것 같은데 신문에 보도된 잔액에 큰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점도 의아스럽다.
우리동포 사회에서도 이 사업의 중요성에 동조하고 많은 돈을 기부한 분들도 있다는 것을 잘 안다. LA시에서는 이 박물관이 들어 설 장소까지 제공했다는데 아직 무엇이 모자라서 사업진척이 안 되고 있는가! 조직과 리더가 있었으니 모금이 되었겠고, 한인타운 중심 이상적인 장소에 건물이 들어 설 부지까지 확보가 되었으면 공사는 이미 시작이 되었어야 할 시간이 지났다. 정부의 공공자금까지 투자된 이 사업의 추진이 안 되어 잘 못되면 자금소환의 위협까지 따르게 될 중요한 이슈이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 이 박물관이 완공되고 운영이 되어야만 내가 소장한 역사자료들이 보관되고 전시되고 후세들에게 우리 역사를 말해주지 않겠는가? 시급한 문제다. 이건 나 하나만의 사정도 아니다. 현직, 전직 한인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여러분들이 소장하고 있을 만한 나름대로의 역사적 가치를 내포한 자료들을 잘 보관 및 전시해서 남겨야 할 여러 분야의 파이오니어 스토리들이 이러한 이민역사 박물관을 기다리고 있다.
"한미박물관에 ‘한인 사회’가 빠졌다"
민병용 - 한인역사박물관
LA 한복판에 한미박물관을 세우겠다는 한인 사회의 염원은 30년이 넘도록 그대로다. 땅과 돈을 줬는데도 숙원은 여전히 숙원에만 머물러 있다.
한인역사박물관 민병용 관장은 최근 한미박물관 문제와 관련, 본지 보도를 보며 숙원마저 사라질까 우려하고 있다. 9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민 관장은 “한미박물관 프로젝트는 분명 문제가 있다. 이사회부터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 관장은 한인 이민사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는데 헌신해온 역사 학자다. 동시에 그는 언론계에서도 활동했다. 미주한국일보에서 편집국장을 역임했다. 공교롭게도 현재 한미박물관 이사장을 맡은 인물은 장재민 한국일보 회장이다.
그는 “특정 언론사가 자기 사업처럼 추진하는 건 문제가 있다. 이사회부터 폐쇄적”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미박물관 건립은 왜 지지부진한가.
“박물관은 네 가지가 필요하다. 건물, 경영을 위한 인력, 운영에 필요한 재원, 전시를 위한 역사 자료 및 유물 등이다. 한미박물관은 건물을 짓는 데만 노력했다. 문제는 건물조차 아직 못 지었다는 점이다.”
-무엇이 원인인가.
“간단히 말해 폐쇄적인 이사회 운영과 투명하지 못한 재정이 문제다. 그러니 박물관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아웃 리치 활동이 있을 수가 없다. 역사 자료를 수집하는 일은 물론이고 한인들과 함께하는 행사도 없었다. 심지어 웹사이트마저 중단된 상태 아닌가. 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정확히 모른다. 소수의 이사진에 의해서만 운영된 결과다.”
-이사회가 바뀔 수 있나.
“지금 한미박물관 이사회는 마치 특정인의 이사회 같다. 고 홍명기 회장도 생전에 ‘한인 커뮤니티 전체를 위한 박물관을 지어야지, 특정 언론의 이미지를 가진 박물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셨다. 진짜 일할 수 있고 전문성을 가진 외부인을 영입해서 이사진을 개편해야 한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개편은 어떻게 해야 하나.
“세대가 바뀌었다. 1세대는 지고 있고, 2세대는 이민사 자료들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유품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모른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나서야 한미박물관이 지어질 수 있다. 누구는 봉사로, 재정적으로, 전문적으로 각자의 영역에서 참여해야 한다. 후원금으로 보자면 ‘100만 달러’도 필요하지만 10달러, 20달러도 매우 중요하다. 그런 식으로 커뮤니티가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젝트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지금 프로젝트에는 ‘한인 사회’가 빠져있다.”
-재원 마련은 가능한가.
“한국 정부도 처음에는 도울 의향이 있었다. 한인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재력가도, 각 분야의 전문가도 많다. 그들은 한미박물관 프로젝트가 투명하게 진행될 수만 있다면 돈도 내고, 힘을 보탤 사람들이다. 일미 박물관을 보자. 가족 단위부터 기업까지 모두가 함께 나서지 않았나.”
-한인사회 관심이 저조하다.
“땅이 있는데 삽질조차 못 한 건 사실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외부에선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이제 나오고 있다. 한인 사회 주요 관계자들과 일부 정치인들도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금주에 몇몇 인사들이 모여 한미박물관 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볼 예정이다.”